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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일기

#4 직업으로서의 창업가

by UG0 2026.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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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독가는 아니지만, 좋은 책을 여러 번 읽는다.
그 중 새해가 되면 읽는 책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이다.

 

나와 다름에 대한 동경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이 있고, 나에게는 세 가지 동경이 있다.
1. 도시의 삶
2. 해외의 삶 
3. 한 가지 일을 진득하게 하는 삶

도시의 삶은 학교 입학 후, 직장까지 10년 넘게 대도시에 살면서 100% 해소되었다.
오히려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해외의 삶의 동경은 어느정도 해소되었다. 
1년정도 독일에서 살았지만 내 삶을 바꾼 3번의 경험 중 하나이다.

수 백명 앞에서 버스킹도 해봤다 (사진과 무관)

그리고 마지막, 한 가지 일을 진득하는 삶은 여전히 동경의 대상이다.
워낙 한 가지 일을 몰두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박사 학위를 취득하거나, 장인처럼 수 십년을 한 가지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이 있다.

창업가의 삶

나는 창업이라는 단어가 거창해서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전달하기 위해 창업가라고 했다.
(그리고 딱히 내 직업을 창업가 말고는 소개할 방법이 없기도 했다)

어쨋든 창업가의 삶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책에서 설명한 소설가와 다름이 없다.
매일 통제된 규칙적인 삶 속에서 지루한 시간을 버텨야 하고,
또, 표면적인 성취보다 독자(사용자)를 위한 철학이 필요하며,
머리 싸움이 아니라 체력과 지구력 싸움이라는 점이다.

나의 루틴은 잠 - 일 - 운동 - 식사가 끝이다

인생으로서의 창업가

무라카미의 가르침대로 2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고, 수행의 시간이었다.
2년간 얻은 것들을 정리해보았다.

1. 모든 인생의 결과물(창업의 성공, 결혼, 육아 등)은 나의 부산물일 뿐이다.
세상 만사 통제할 수 없는 것 투성이이다. 
어떤 예측 불가의 상황이 주어졌을 때 가장 최선의 행동을 해야한다.
마치 흙탕물을 넣어 여러 필터를 거치고 마실 수 있는 물을 만드는 것처럼, 지식, 경험, 철학 등 다양한 필터를 거치고 의사결정이 진행된다.
나는 이 간단한 진리를 깨닫지 못했었다.
그래서 더 선한 사람, 더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 더 똑똑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쉽지 않다)

2. 자신감과 자만심은 다르다는 점을 찾았다.
무지하게도 나에게는 자신감과 자만심은 큰 차이가 없었다.
돌이켜보면, 세상에 보이지 않는 고수들은 많고, 내가 보이는(혹은 보고 싶은) 세상에서 나 혼자 잘났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계속 직장인이었다면, 이것을 깨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영향력, 성과 등의 스케일이 커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이라는 판에 나오자마자, 나는 손쉬운 먹잇감에 지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겸손해지면서, 자만감과 자신감의 개념을 다시 정의 했다.

3. 인간관계에는 기대를 빼야 한다.
기본적으로 처음 만나는 사람은 믿지 않고, 기대도 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시간 프레임을 길게 잡고, 신뢰를 쌓아 언제든 내 우군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자신의 이익 없이 나를 도와주는 사람은 다른 의도가 있다는 사실도 염두해야한다.

4. 예측대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통제할 수 없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예측을 하면 포기가 쉬워진다.
"샘 알트만이 Chat GPT로 업데이트할건데 이게 되겠어" 대신, 일단 집요하고, 스마트하게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문제가 나타나면 그 때 해결하겠다는 배포를 가져야 한다.

5. 책임져줄 사람이 없다.
회사원은 생활비, 대출부터 건강검진 등 책임을 회사가 지어준다.
하지만 개인사업자, 혹은 법인사업자라면 모든 스스로를 책임져야 한다.
매출이 없을 때에는 매출만 안정적이라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지만, 매출이 나도, 어떻게든 망할 수 있다는 압박을 받아야 한다.
이외에도 세금 신고부터 법적인 검토 등 신경써야할 것들은 훨씬 많다.
책임을 전가할 곳이 없으니, 강제로 꼼꼼해진다.

 

마치며

사실 오늘은 무슨 글을 쓸까 고민하면서 처음 생각해봤다.
일단 오늘 생각나는 것은 여기까지이다.
더 생각나거나 정정할 것이 있으면 다시 적어봐야겠다.

자칫 힘들다고 투덜되는 글처럼 보일 수 있다.
친구, 여자친구는 물론 부모님한테도 말하지 못하는데, 글이라도 써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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